전함 야마토의 최후- (6)제1파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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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야마토함대의 유일한 순양함이었던 경순양함 '야하기'의 그림입니다. 이 배는 4척이 건조된 Agano급의 경순양함중 3번함으로 1943년에 건조됐습니다.
(Agano-1942, Noshiro-1943, Yahagi-1943, Sakawa-1944)
자료및 그림의 출처는 아래와 마찬가지로 www.combinedfleet.com입니다.
배수량: 8534톤
속도: 35노트
무장: 15cm(6인치)포 6문
8cm(3.1인치)포 4문
25mm대공포 61문
61cm어뢰발사관 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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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제1파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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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중장은 야마토의 아리가함장이 방공지휘소에서 다가오는 적기를 쌍안경으로 살피는 것을 봤다.
"뇌격기, 전투기, 급강하폭격기.... 저놈들, 뭐든 가지고 있군."
아리가 함장이 중얼거렸다.
야마토를 노리는 적기들의 주의를 다른곳으로 돌리기위해 야하기는 35노트가 넘는 고속으로 기함에서 멀어져갔다. 2대의 급강하폭격기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야하기의 좌현쪽으로 곤두박질해 왔기 때문에 하라함장은 뱃머리를 오른쪽으로 급회전시켰다.
지근탄이 떨어질때마다 바닷물이 하늘높이 치솟았다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상갑판에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이어 헬켓전투기떼가 갑판높이로 저공비행해오면서 더 많은 폭탄과 기총을 퍼부었다. 기관총탄이 야하기의 상부구조물을 마구 꿰뚫었다.
하라함장은 800m쯤 앞에있는 소나기구름 아래로 피신하려고 키를 돌리게 했다. 그러나 전투기들이 마스트에 닿을 듯 말 듯한 높이로 따라붙기 일쑤여서 야하기는 가까스로 폭탄을 피하곤 했다.
그때 4대의 어벤져뇌격기가 야하기의 바로 90도 옆구리로 산개하더니 일제히 어뢰를 투하했다. 하라함장은 급히 뱃머리를 돌려 흰파도를 일으키며 돌진해오는 어뢰와 선체를 평행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 뱃머리를 반쯤 돌렸을 때 어뢰한발이 흘수선 아래의 함정 중앙부에 명중했다. 일순간 모든 소리가 잠잠해졌다. 강타를 당한 야하기는 엔진이 꺼지고 전력도 끊어졌다. 흘러나오는 중유가 고물뒤에 꼬리를 만들고 있었다.
뇌격기 3대가 다시 으르렁거리며 돌진해올 때 하라함장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야하기의 부채꼴 고물이 해면에서 번쩍 들렸다. 키도, 스크루도 거의 완전히 뜯겨나가고 없었다. 하라함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망한 표정으로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딱 12분간 싸웠을 뿐이었다.(그래도 야하기는 전투가 거의 끝날 때까지 침몰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추가공격을 계속 받기는 했지만요...)
야마토는 그보다 더 혹독하게 맹타당하고 있었지만 이 거함은 그런 무서운 공격을 받고도 버틸수있도록 건조되어 있었다. 제1파의 헬다이버 급강하폭격기들은 적어도 450kg폭탄 2발을 명중시켰다. 한발은 최상갑판과 상갑판을 관통해서 중갑판에서 폭팔, 후부 좌현의 응급반원 전원을 전사시켰다. 다른 한발은 후부의 레이다실을 직격했다.
요시다 소위는 피해상황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기관총탄과 폭탄의 파편을 피하려고 몸을 한껏 구부린 채 소용돌이치는 연기를 뚫고 고물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엄폐물이 없는 상갑판 위에서는 살아남아있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기총소사를 받고 숨진 수병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을 뿐이었다.
레이다실은 박살나 있었고, 흩어진 기기류 사이에 피투성이의 고깃덩이가 뒹굴고 있었다. 요시다소위는 피범벅이 굳기 시작한 바닥을 이리저리 비틀거리고 미끄러지면서 상갑판으로 뛰어올랐다. 그때 상갑판에 폭탄이 한발 터지면서 그 폭풍에 날려 함교로 오르는 사다리에 쳐박혔다. 그는 현기증을 느끼며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레이다실 피해상황을 큰소리로 되풀이해 보고했다.
"전원 전사, 수신기 전파, 사용 불능!"
이토사령장관은 함교 한구석에서 바위처럼 버티고 서 있었는데 아무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모든 함정이 저마다 스스로 방어하는것밖에 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모리시타참모장이 목쉰소리로 외쳤다. 우현 창너머를 놀란 눈길로 응시하면서, 담뱃진으로 누래진 손가락으로 구축함 하마카제를 가리켰다. 이 역전의 구축함에서는 연쇄적인 폭팔이 일어났고 선체는 두 동강이 난 채 이물과 고물만이 물 위로 삐죽 나와있었다. 잠시 후, '하마카제'호는 침몰했다.
노무라부함장은 파괴된 주배수관재반(뱃바닥이나 방수격실에 바닷물을 넣거나 뺌으로서 선체의 균형을 잡는 장치) 위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철갑으로 둘러싸인 사령탑에 뛰어들어온 고야마조타장이 놋쇠로 된 작은 주배수타륜을 되도록 빨리 돌렸다. 한 하사관이 비틀거리며 들어오더니 제7응급반원이 전원 전사했다고 부함장에게 보고했다. 노무라부함장은 갑판에 나가서 사태를 자기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폭격만 받았는데 적의 어뢰공격은 어떻게된 것일까 그것이 궁금했다.
이때 꽝 하는 폭음이 터졌고 그바람에 그는 방구석으로 나가떨어졌다. 야마토호가 거대한몸통을 쥐어틀며 번쩍 공중으로 치솟는 것 같았다. 그가 입밖으로 내지 않았던 의문의 해답이었다. 어뢰들이 명중한 것이다.
아리가함장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도쿄의 높은 속물들은 구축함함장 출신인 배불뚝이 땅달보가 이 초대형전함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그들에게 함장의 활약상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는 야마토를 겨냥한 대부분의 폭탄을 능란하게 피했다.
그러나 함장이 급강하폭격을 피하는데 정신이 없을 때 우현쪽에서 뇌격기들이 저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뇌격기가 일렬횡대를 이루며 위협적으로 돌진해오자 야마토의 대공포대가 불길을 뿜으며 탄막을 쳤다. 그래도 뇌격기들은 고도 150m로 마냥 돌진해 들어왔다. 한 대가 비틀거리더니 편대에서 떨어져나가 바다에 쳐박히며 폭팔했다. 하지만 나머지 뇌격기들은 일제히 어뢰를 떨어뜨리고는 사방으로 재빨리 흩어졌다.
이제 야마토의 유일한 희망은 뱃머리를 돌려 돌진해오는 어뢰를 마주보면서 그 사이로 피해가는 것뿐이었다. 어뢰 하나가 급히 뱃머리를 돌리는 야마토의 이물을 스쳐지났다. 또한발은 고물의 후방으로 빗나갔다. 그러나 세 번째어뢰가 함교 뒤쪽에 명중, 폭팔하고 네 번째 어뢰는 좌현 바깥쪽의 기관실 옆을 꿰뚫었다.
기관수병이 노무라부함장에게 기관실에 물이 들어온다고 보고했으나 선체는 기울어지지도 속력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때 더 많은 헬다이버들이 나타나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고물쪽으로 급강하했다.
뇌격기 한 대가 고바야시상등수병의 시야에 들어왔다.
"사격, 사격! 쏘고 또 쏴라!"
그는 총신이 벌겋게 달아오른 3연장 기관총을 난사하면서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연한청색의 배부분에 예광탄이 섞인 기관총탄을 맞자 뇌격기는 비틀거리다가 바다에 떨어졌다. 노란색 낙하산 3개가 뒤이어 바다에 내렸다.
구축함 후유츠키호의 우현 전투위치를 지키며 분전하던 수병들은 한순간 야마토가 격침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야마토는 숲처럼 치솟는 물기둥 속에서 그 위용을 다시 나타냈다.
대공포화는 끊임없이 불을 뿜으며 탄막을 치고 있었으나 최상갑판에는 새로이 몇 개의 폭탄구멍이 뚫렸다. 폭탄한발이 응급치료소로 쓰이던 고급사관실을 뚫고 들어가 작렬했다. 그 사실을 노무라부함장에게 보고한 전령은 아직도 구토를 하고 있었다.
다시 2발의 어뢰가 좌현에 명중하자 함내의 전화가 두절되었다. 노무라부함장은 점점 좌현으로 기우는 야마토를 바로잡기위해 주수판을 열고 우현 방수구획에 3000t의 바닷물을 넣으라고 명령했다. 야마토의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으나 선체는 차츰 평형을 되찾았다.
적의 공격이 멎었다. 야마토는 큰 피해를 입었으나 결코 불구가 되어 전투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아리가함장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함은 아직도 떠있다. 싸움은 지금부터다. 이젠 한숨을 돌릴때다."
그때 시각이 낮12시59분. 한숨돌리는 시간은 불과 5분도 가지 못했다.
출처:천마 (CJSAK@defence.co.kr)
2001년 12월08일 메일박스님이 작성하신 게시물입니다.
출처 : 토탈밀리터리 https://totalmilitar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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