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전차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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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나이든 아줌마 취급을 받으며 쓸쓸히 사라져야만 했던 "전장의 여왕" 마틸다 전차는 1943년 11월 뉴기니 섬 탈환 작전에서 다시 예전의 풋풋한 처녀 시절로 돌아가는 용맹을 발휘하게 됩니다.
너무 작고 무장이 빈약했던 초기 마틸다1전차.
그 때 호주군은 뉴기니의 해안에서 10 km 정도 떨어져 있는 Sattleberg 라고 하는 작은 마을을 공격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일본군이 섬 전역을 요새화하고 결사적인 저항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호주군은 이 곳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Pabu 라는 언덕 위에서 쌍방 간에 치열한 근접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호주군의 보병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던 마틸다 전차 한 대가 50 m이내의 근접거리에서 어딘가로부터 날아온 일본군의 37 mm 대전차포탄을 맞고
기동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일본군의 37mm대전차포
마틸다 전차가 덩그러니 꼼짝달싹 못하는 곤경에 처하자, 일본군들은 이 때다 싶어서 와아 환호성을 지르며 대전차지뢰와 수류탄을 던져가면서 이 앉은뱅이 전차를 마구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조악한 무기가 마틸다의 육중한 장갑에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일본군은 75 mm 포까지 어디선가 낑낑 끌고 와서 마틸다를 향해 쏘아대기까지 하였습니다.
무려 50발 이상이나 되는 일본군의 각종 무기를 몸통 전체에 얻어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마틸다 내부에 있던 승무원들은 탄약이 다 바닥날 때까지 전투를 계속하였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일본군이 얼마나 사살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결국 마틸다의 승무원들은 일본군의 저항이 잠잠해 진 때를 틈타 전차에서 탈출하였고
이튿날 다시 그 장소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마틸다 전차가 그때까지도 멀쩡한 상태였다는 사실입니다.
수리를 받은 마틸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음 날부터 다시 작전에 참가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틸다가 정말 대단한 전차였는지 또는 일본군이 정말 대단한 군대였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
뉴기니 섬에서의 그 막강한(?) 전차는 현재 "The Sattleberg Tank"라는 이름으로
당시의 전투를 기념하는 뜻에서 박물관 한 귀퉁이에 석상으로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본군 이야기만 계속하다 보면 이 글이 혹시 어느 틈에 마틸다 찬송가로 변해버릴까봐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1942년 12월의 북아프리카 전선으로 돌아와 보기로 하겠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연합군은 이 시기를 시작으로 튀니지에서 독일군의 어느 신형전차의 모습을 하나둘씩 목격하게 됩니다.
다음은 1943년 튀니지 전선에 있었던 마틸다 전차 지휘관의 짧은 코멘트입니다.
<우리 마틸다 전차는 1,000 야드 떨어진 전방에서
독일군의 전차를 먼저 발견하고, 연속해서 7발을 발사하여 명중시켰다.
그런데 내 눈을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발생하였다.
우리가 발사한 포탄이 그 독일군 전차의 전면과 측면 장갑을 맞고
매번 그대로 튕겨 나가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이윽고 독일 전차가 포신을 옆으로 서서히 우리 쪽으로 돌리는 것이 보이더니
순식간에 우리 전차 좌측의 무한궤도 부분이 그대로 관통되어 조종수가 즉사하였다.>
앞으로 1944년 프랑스에서 한바탕 큰 소란을 일으키게 되는
티거 공포증(Tiger Phobia)의 시대가 바야흐로 시작된 것입니다.
마틸다에 관한 유명한 말..
북아프리카 전선 초기의 전투 대전투인 '배틀액스'작전 후에 나왔던 말이 있죠.
독일군이 영국군을 격퇴한 후 포로로 잡힌 영국군과 독일군의 대화 :
영국 전차병 : 전차를 고사포(88mm대공포)로 쏘다니 비겁합니다.
여기에 대해 독일군의 한마디는
독일병 : 그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고사포로밖에 격파할 수 없는 전차를 끌고 나오는
당신들이 더 비겁한 게 아닌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베르너 시미트의 'With Romel in the desert'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이야기의
영국군 전차가 바로 마틸다 Mk2 입니다.
2001년 11월07일 메일박스님이 작성하신 게시물입니다.
출처 : 토탈밀리터리 https://totalmilitar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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