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피쉬에 관한 작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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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이야기의 배경이 북구의 스산한 겨울에서 거칠고 잔인한 바다로 옮겨지게 되었지만,
그동안 저의 다른 잡담들이 그랬던 것처럼 딱히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한 데다가
역시나 볼품없고 시대에 뒤쳐진 외모를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특징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예전의 마틸다 아줌마나 스탈린 전차,
또는 겨울전쟁 이야기의 태반을 차지했던 허접친구들과는 사정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소드피쉬(Swordfish) 뇌격기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때때로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낡아빠진 최후의 복엽기로서
뻔뻔하게도 눈부신(?) 전과를 기록하면서 2차대전 종전시까지 용케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스핏화이어를 제외하면 인기의 바닥에서 영원히 헤매고 있는 영국군소속 항공기이지만,
혹시 얼마전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나도 사실은 소드피쉬같은 구닥다리 스타일 좋아해..."라고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쨋든 지금은 어디까지나 저의 잡담의 서투른 도입부에 해당하니까
본격적인 지겨운 이야기는 조금 뒤로 미루기로 하고,
허접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 소드피쉬 뇌격기가 앞으로 험난한 싸움을 벌이게 될
화려하고 막강한 조연배우들의 얼굴부터 대충 훑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비용대 효과 면에서 최고의 효율적인 부대로 손꼽히면서
독일군 입장에서는 대전중반까지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였던 유보트(U-Boat)는
상대방인 연합군, 특히 국가의 존립 자체가 해상교역에 달려 있는
섬나라 영국의 시각에서 볼 때는 아마도 가장 사악하고 끈질긴 숙적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래의 사진은 1차대전의 유명한 유틀란트 해전에 참가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27,500톤짜리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 바아험(Barham)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처칠을 비롯한 영국 수뇌부는 국민들의 사기를 고려하여
유보트에 의한 이 전함의 침몰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극비리에 부쳤으나,
헬렌 던컨(Helen Duncan)이라는 어느 여인의 입에서
죽은 수병의 유령을 통하여 바아험의 끔찍한 비극이 비로소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여인은 덕분에 처음에는 단순한 스파이로 몰렸지만,
결국 감옥에 갇혀서 1944년 포츠머스에서 역사상 최후의 마녀재판을 받습니다.
보어전쟁 참전시절부터 필요이상으로 영적인 존재를 믿었던 윈스턴 처칠은
헬렌 던컨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정확한 지점까지 알고 있는 것에 곤혹스러워하기는 했으나,
그녀에 대한 마녀재판이 열리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상당히 분노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735년에 제정된 마녀법(Witchcraft Act)은 1951년 처칠에 의해 최종적으로 폐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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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941년 11월25일 리비아로 향하는 이태리 수송선단을 공격하는 작전을 수행하던 중에
전함 바아험이 유보트 331호가 발사한 세 발의 어뢰를 얻어맞고 비틀거리다가
결국 탄약고가 폭발하여 허무하게 침몰하는 장면입니다.
헬렌 던컨이 진짜 마녀였는지에 대한 사소한 논란은 접어두더라도
"대서양의 이리떼" 유보트에 대한 영국인의 공포감은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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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에 활약한 수많은 전함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일생을 살았던
비스마르크(Bismarck) 역시 진부하고 뻔한 소재라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빼먹고 슬쩍 넘어간다면 이 거대한 녀석이 상당히 서운해 할 것 같습니다.
흑흑... 언제나 불쌍한 이태리 해군과 일본군은 저의 한심한 도입부에서조차 찬밥대접을 받는군요.
(2)로 이어집니다.
행복하세요.
출처:www.defence.co.kr/shena (shena@kebi.com)
2001년11월26일 메일박스님이 작성하신 게시물입니다.
출처 : 토탈밀리터리 https://totalmilitar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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